[논산 강경읍 한국교회 역사탐방기]
주님 허락하신 높고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서 이전부터 기획된 제2회 한국교회 역사탐방-논산 강경편-을 주님의 은혜 가운데 잘 다녀왔습니다. 기도하고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는 오전 8시 북한산(바로선개혁교회) 1차 집결, 9시 30분 중간 기착지인 죽전역에 집결하여 10시 30분경 논산 강경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저희들이 순례한 곳으로는 먼저, 최초 한국교회 신사참배 거부 사건으로 유명한 강경성결교회 한옥예배당(저희들이 갔을 때는 보수공사 중), 이어서 1919년 3월 20일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옥녀봉, 한국 최초의 침례교회인 강경침례교회 및 그 시발점이 되었던 지병석 집사의 자택, 이어서 한국전쟁 당시 66명의 순교자를 낸 병촌성결교회 등을 순회하며 탐방을 하였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한국전쟁 당시 9월 27일, 28일(참고로 인천상륙 25일, 서울수복 28일) 양일간에 66명의 순교가 발생한 병촌성결교회였습니다. 교회의 배려로 당시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다큐멘터리 상영과 현 담임이신 이성영 목사님의 친전한 안내와 설명으로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해서 기꺼이 한 생명 제물로 바쳤던 우리 믿음의 선조들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밟아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를 더 놀라게 했던 것은 그분들이 순교를 할 당시 이 교회에는 담임 목회자가 없는 순회목회지(기도처)였다는 것이고, 기껏해야 직분자는 집사님 몇 분이 다였다는 것입니다. 이분들은 순교를 앞두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순교를 격려했는데 이들 가운데는 3살 피붙이에서부터 10대 자녀들, 시아버지 시어머니 며느리 일가족이 몰살되는 이들까지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이유로 참혹한 학살을 당했습니다. 무엇보다 빨간 완장을 차고 괴뢰군의 앞잡이 노릇을 주도적으로 자행하여, 자신의 아내, 자녀, 부모를 학살한 이웃사촌들(앞잡이)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용서함으로 이들을 오히려 변호하고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그리스도의 형제사랑을 몸소 실천하신 성도님들(대표적으로 김주옥 성도) 또한 계셨다는 것입니다..... 이런 뜻깊은 사연들을 들으며 저희들은 과연 ‘순교의 정신’이란 무엇인가 하는 깊은 상념과 묵상들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음은 오늘 ‘한국교회 역사탐방-논산 강경편’을 돌아보며 특별히 순교에 대하여 서로 논하고 평가한 내용들을 추린 것입니다.
1. 순교하신 믿음의 수많은 선조들이 계셨기에 오늘의 한국교회가 있음을 기억하며 감사해야 합니다.
2. 순교하신 믿음의 선조들을 따라 저희들도 순교자적 정신으로 경건(믿음) 생활을 해야겠습니다.
3. 순교를 생각하며 저희들은 두려워할 것도 부러워할 것도 아닙니다. 순교는 인간의 의지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늘로부터 주어지는 힘과 능력으로만 가능하기에 순교의 그 순간이 나에게 오더라도 주님의 크신 은혜만을 온전히 의지하고 그리스도의 영광을 바라봄으로 죽음의 문턱을 넘어야 할 것입니다.
4. 배교나 순교가 일어나고는 역사적으로 교회가 미혹의 영에 의해 많은 시험 가운데 분열되는 사례들이 많았습니다. 여기에는 순교를 하나님의 은혜로 받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공로나 의(義)로 보는 경향이 짙게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남을 배척하게 되고 순교를 우상화하게 됩니다. 기독교는 은혜의 종교요 용서의 종교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순교도 하나님의 은혜요 순교만큼이나 용서도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우리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기억하고 핍박과 순교 이후에도 교회는 주의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5. 이런 의미에서 순교를 우상화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또 하나의 죄악이 됩니다. 화려한 기념비(기념일) 등으로 과도하게 그분들을 기리는 것은 그분들을 이용한 장사팔이에 불과합니다. 경건의 능력이 점점 사라져가고 과거의 추억만을 곱씹으려하는 이때에 한국교회는 이런 부분을 지양해야합니다.
저희 개혁신학포럼은 매따개(매우 따뜻한 개혁파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개혁주의를 주창하는 학회가 (때가 되면 장로교회 탐방이 주가 되겠지만) 성공회,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등의 기독교 유적지를 돌며 탐방하는 것에 궁금증을 가지실 수도 있습니다. 저희들을 입장은 이것입니다. 교리와 경건에 있어서는 물러섬이나 타협은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정체성이고 이것이 성경적이며 이것이 절대주권자이신 우리 하나님의 소원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아무리 미숙한 신학과 교리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구원에 있어서는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은혜 아래 저희들의 머리를 조아리는 것을 우리 학회는 원칙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클래스메이트(학우)에 대한 성숙한 개혁파의 자세라고 믿습니다. 하여 교단 배경이 달라도 저희들은 얼마든지 하나님의 뜻과 섭리와 교훈을 찾아낼 수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함께 해주신 학술고문이신 최더함 목사님(식사 찬조), 박상경 목사님, 실행위원이신 김중득 목사님, 임현상 목사님(차량 제공), 공성권 목사님, 김경수 목사님, 그리고 일정관리 및 모든 진행을 맡아주신 백만기 목사님, 그리고 먼 거리 마다치 않고 참여해주신 임마누엘 교회 사모님 이하 성도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개혁신학포럼이 주관하는 ‘한국교회 역사탐방’은 계속될 것입니다. 유구한 한국교회의 유산과 유적을 이제는 (서구 교회처럼) 엮고 꿰어서 신학적으로 정립할만한 때가 되었습니다. 이 일이 언젠가는 저희 학회를 통해서 결실로 맺어지면 좋겠습니다. 올해 못 가신 분들도 내년, 내후년에도 탐방은 지속될(봄, 가을) 터이니 그 때는 모든 위원님들이 함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일정 가운데 은혜 주시고 영광을 홀로 받으신 우리 하나님께 온전한 감사를 드리며.. 다신 한 번, 기도하시고 수고하시고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사무총장 이희수 목사 올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